작성일 : 13-12-11 08:57
 조회 : 15,831
|
꽃길에서
- 송용구 -
연애시절 아내와 함께 함박웃음 터뜨리며
진달래 꽃길을 걸어갈 적에
손에 깍지를 끼고서 그녀의
조그만 손등을 지긋이 눌러주곤 했었다.
그것은 내 비록 가난하지만
한 평생 그녀 앞에 부끄럽지 않은 사내로서
남아있겠노라는 무언의 맹세였다.
그러나 아내를 누추한 둥지로 맞아들인 뒤
몇 년의 겨울을 견뎌낸 지금
환하기만 하던 신혼의 액자 위에
메마른 먼지가 덮이듯
웃음을 잃어가는 아내의 눈가를 볼 때마다
처녀시절 그녀의 손등을 지긋이 누르던
나의 손끝은 왜 이토록 부끄러워지는가.
하루의 힘겨운 아침을 시작하는 아내를
흔들리는 둥지에 남겨둔 채
둘이서 손에 깍지를 끼고 거닐었던
그때 그 진달래 꽃길을 지금은 나 홀로 걷는다.
연애시절 무모했던 맹세를 들추어내려는 듯
눈부신 아침햇살은 꽃길이 사라지는 길목까지
내 창백한 손끝을 쫓아오고 있다.
진달래 무리는 처녀적의 아내처럼
지금도 함박웃음을 터뜨리고 있지만
내 눈가엔 그때는 보이지 않던
붉은 꽃빛이 서럽게 젖어 들고 있다.
당신과 결혼한지도
벌써 3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.
그리고 우리의 약혼 3주년입니다 .
정말로 당신을 행복하게만
해주고 싶었던 마음은 바래지고
나의 기백과 용기는
어디에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.
당신에 나에게 그 맹세를 물으시면
나는 대답할 말이 없습니다 .
다만 변명만 있지요 .
이제 당신의 서른 다섯 번째의 생일을 맞이하여
기쁜 마음과 동시에 무거운 마음도 있습니다 .
행복하고 잘 살아야지 . . .
그리고 무엇보다도 당신의 마음을
아프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.
가끔씩 버스나 지하철을 혼자 타게될 때
혼자 멍하니 지나온 날과
앞으로의 날들을 생각해 봅니다 .
강촌에서의 자전거와
그리고 추운 날 강화도에 갔었던 것 등 .
생각해보면 정말로 좋고
즐거운 날들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.
매주 토요일 인천에 가서는
일요일 저녁 늦게나 집으로 돌아오고는 했지요 .
그때의 마음과 지금의 마음은
정말로 하나도 변한 것이 없습니다.
다만 주변의 상황이 더 나빠졌을 뿐 . . .
위의 시에서는 서글픈 마음을 노래하고 있지만
나는 거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.
나아가 우리가 행복하고 즐겁게 살고
또 미래의 부푼 꿈을 위해
노력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.
어릴 적 봄 가을이면 거닐었던 꽃길이
내 가슴에 남아있지요 .
나는 우리의 앞길도 이와 같이
즐겁고 행복한 길이 되기를 원합니다 .
3년이라는 아주 짧은 시간이 지났지만
우리에게는 정말로 매우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.
물론 여러 가지 일들도 많았지요 .
하지만 그것은 절대로
우리의 마음과 행복을 해치지는 않을 것입니다 .
나는 확신하고 있습니다 .
우리가 정말로 즐겁고 행복한 인생을 살 것이며
그리고 그것을 위해 어떠한 노력도
아끼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. . .
또한 오늘을 기하여
당신과 서연이에게 약속 할 일이 있습니다 .
앞으로 때때로 좋은 글과 시를
당신과 서연이에게 헌사할 것을 약속합니다.
오늘의 이 약속이
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.
다시 한 번 당신의 생일을 축하합니다 .
사랑해!!!
2003년 6월 25일
당신의 생일과 약혼기념일에 진국 -
|
|
){kind=link}